안녕하세요.
손의 통증으로 한동안 뉴스레터를 전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이제야 고통이 가라앉아, 오랜만에 다시 펜을 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장애인 탈시설 문제를 둘러싸고 천주교와 장애인 단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천주교의 시설 중심 정책을 비판해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 4월 18일, 부활절에 서울 혜화동 성당에 진입해 탈시설을 요구하는 문구를 게시했습니다. 이어 경기도 수원 정자동 성당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애도하기 위한 빈소 내부에서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천주교 주교회의는 지난 4월 30일, 혜화동 성당에서 탈시설 정책을 비판하는 강연회를 열었습니다. 강연에서 이기수 신부는 "탈시설 이후 퇴소한 1,200명 중 수십 명이 사망했다"며, 현재의 탈시설 정책이 오히려 장애인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문득 ‘과연 이 논쟁 속에 장애인의 삶이 제대로 담겨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이념과 입장, 그리고 자신이 속한 시설만을 앞세운 채, 정작 장애인 개인의 삶과 행복은 뒷전이 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번 호에서는 탈시설 이후 지역사회에서 스스로의 삶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의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탈시설의 진정한 방법을 생각보았으면 좋겠습니다.